
핵심부터: 5년 6개월 동안 423개 노선 폐지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전국에서 폐지된 시외·고속버스 노선은 423개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인철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외버스가 352개, 고속버스가 71개였습니다. 비중으로 환산하면 폐지노선 10개 중 8개 이상이 시외버스인 셈입니다. 여기서 ‘지난 6월’은 2026년 6월을 뜻하며, 2026년 수치는 1월부터 6월까지만 반영된 반기 집계입니다.
- 집계 기간: 2021년~2026년 6월
- 전체 폐지노선: 423개
- 시외버스: 352개(약 83.2%)
- 고속버스: 71개(약 16.8%)
- 2026년 1~6월: 시외 19개·고속 4개, 합계 23개
이 숫자는 단순히 시간표에서 423줄이 지워졌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철도가 닿지 않거나 환승 수단이 많지 않은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는 시외·고속버스 한 노선이 병원, 학교, 일자리, 가족을 잇는 사실상의 간선교통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한 개 노선 폐지’라도 대체 철도와 광역버스가 있는 대도시와 하루 몇 편뿐인 지역이 받는 충격은 다릅니다.
연도별 추이: 2023년에 111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연도별 폐지노선을 더하면 2021년 69개, 2022년 79개, 2023년 111개, 2024년 66개, 2025년 75개, 2026년 6월까지 23개로 총 423개입니다. 가장 많은 노선이 사라진 해는 2023년이며, 이 해에는 시외버스만 100개가 폐지됐습니다. 의원실은 코로나19 이후 승객 감소로 장기간 휴업했던 노선이 폐지 수순을 밟은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2021년: 69개
- 2022년: 79개
- 2023년: 111개 — 집계 기간 중 최다
- 2024년: 66개
- 2025년: 75개
- 2026년 1~6월: 23개
2026년의 23개를 이전 연도의 연간 수치와 그대로 비교해서 ‘감소세’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상반기만 집계된 값이기 때문입니다. 또 폐지와 운휴, 감회는 의미가 다릅니다. 폐지는 노선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고, 운휴는 일정 기간 운행을 쉬는 상태, 감회는 노선은 유지하되 운행 횟수를 줄이는 조치입니다. 이용자가 체감하는 불편은 세 경우 모두 생길 수 있지만 통계를 읽을 때는 구분해야 합니다.
어떤 노선이 사라졌나: 수도권과 지방을 잇던 장거리편도 포함
폐지 목록에는 지역 안의 짧은 구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도된 사례를 보면 강원권의 동서울~화천, 동서울~태백, 서울 상봉~속초 노선과 영남권의 서울~밀양, 서울~대구, 동서울~포항 노선이 포함됐습니다. 호남권에서는 서울 상봉~광주와 동서울~정읍 노선 등이 폐지됐습니다. 이 사례들은 서울과 지역 거점을 한 번에 잇던 장거리 선택지도 감소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과거에 존재했던 노선명이 검색된다고 해서 현재 같은 시간과 경로로 운행된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노선 폐지 뒤 다른 터미널 출발편이나 철도·시내버스 환승 조합이 생겼을 수도 있고, 반대로 예매 시스템에 과거 정보가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이동 계획은 출발일을 지정해 공식 예매처와 터미널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왜 줄었을까: 수요 감소, 철도 확대, 터미널 경영난의 연결고리
노선 감소의 배경은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공개 자료와 보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되지 않은 승객 수, KTX·SRT 등 고속철도망 확대, 인건비와 유류비 상승, 터미널 폐업이 함께 거론됩니다. 수요가 줄면 운송사는 배차를 줄이거나 적자 노선을 정리하고, 노선이 줄면 터미널 이용객도 감소합니다. 터미널의 경영난이 다시 노선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장기 통계에서도 흐름은 분명합니다. 2025년 시외·고속버스 노선 수는 3,203개로 10년 전 4,584개보다 1,381개, 30.1% 줄었습니다. 이용객은 2005년 2억8,337만 명에서 2025년 1억1,839만 명으로 58.2% 감소했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시외버스는 54만 명에서 2025년 27만 명으로 절반이 됐고, 고속버스는 8만3천 명에서 5만8천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터미널도 예외가 아닙니다. 2018년부터 2026년 3월까지 전국 민영 버스터미널 44곳이 폐업하거나 운영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선과 터미널은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이므로 어느 한쪽의 감소만 따로 볼 수 없습니다.
이동권의 문제: ‘이용객이 적다’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
버스는 승객 수로 운영되는 사업인 동시에 지역 주민의 기본 이동을 떠받치는 공공서비스입니다. 특히 승용차를 운전하기 어려운 고령자, 청소년, 장애인, 저소득 가구에게 노선 폐지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이동 기회의 축소가 될 수 있습니다. 직행편이 없어지면 한 번에 가던 병원이나 학교를 두세 번 환승해야 하고, 첫차와 막차 사이의 간격 때문에 당일 일정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철도 확대가 전체 교통 효율을 높이더라도 모든 지역을 같은 밀도로 연결하지는 못합니다. 역까지 가는 교통편이 부족하거나 철도 노선이 없는 지역에서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가 여전히 핵심입니다. 따라서 정책 평가는 노선별 적자뿐 아니라 대체 수단의 유무, 병원·교육·일자리 접근성, 환승 시간, 주민 구성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정부 지원은 어디까지 왔나: 벽지노선 사업의 확대
국토교통부는 2024년 10월 벽지노선 지원사업 운영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이전에는 한 광역지자체 안에서 운행하는 시내·농어촌버스 등 단거리 노선 중심이었지만, 개정 뒤에는 시·도 사이를 오가는 시외버스와 일정 요건을 갖춘 고속버스도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속버스는 기점·종점·중간 정차지 가운데 한 곳 이상이 인구감소지역인 노선으로 지원 범위를 제한했습니다.
- 지원 구조: 운행 손실에 대해 국비 30%·지방비 70% 분담
- 지원 확대: 시·도 간 시외버스와 일부 고속버스까지 포함
- 고려 기준: 생활거점 연결, 제한적인 대체 교통수단, 운행 적자, 적은 운행 횟수 등
- 예산 배분: 시외버스에 최대 10%만 쓸 수 있던 한도를 없애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따라 결정
이 제도는 노선 폐지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지만 모든 적자 노선을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장치는 아닙니다. 지원 대상 선정과 지방비 확보, 지자체 사이의 비용 분담이 실제 운행 유지로 이어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노선을 없앤 뒤 대책을 만드는 것보다 폐지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필수노선 지정·재정 지원·환승 연계를 한 묶음으로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용자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확인 순서
예전에 타던 노선이 검색되지 않거나 배차가 크게 줄었다면 한 예매 앱만 보고 이동 불가로 단정하지 마세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조회 체계가 나뉘어 있고 일부 노선은 현장 발권이나 다른 예매처에서만 보일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출발일을 정확히 입력해 코버스와 버스타고 등 공식 예매처를 각각 조회
- 출발 터미널을 인근 터미널까지 넓혀 검색하고 도착지도 주변 도시까지 비교
- 직행편이 없으면 철도·시내버스·농어촌버스를 조합한 환승 경로의 실제 연결 시간 확인
- 온라인에서 검색되지 않으면 출발 터미널 또는 운송사에 폐지·운휴·감회 여부를 문의
- 막차를 이용할 때는 도착 후 지역 교통의 종료 시각까지 확인
- 명절이나 주말에는 임시 증회와 교통 통제로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당일 재확인
423개라는 숫자 뒤에 남는 질문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폐지된 423개 노선은 지역 교통망이 짧은 기간에 얼마나 빠르게 얇아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시외버스 352개와 고속버스 71개가 사라지는 동안 이용객 감소, 철도망 변화, 비용 상승, 터미널 폐업이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문제를 운송사의 경영난이나 이용자의 선택 변화 어느 한쪽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필요한 것은 모든 과거 노선을 똑같이 되살리는 해법이 아니라, 대체 수단이 없는 지역의 최소 이동권을 먼저 지키는 기준입니다. 어느 노선이 누구의 병원행과 통학, 귀향을 책임지는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살피고, 폐지 전에 주민에게 대체 경로와 지원 계획을 투명하게 알리는 절차도 중요합니다. 버스 노선은 지도 위의 선이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생활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28일 기준으로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통계를 인용한 보도와 국토교통부의 벽지노선 지원사업 자료를 교차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개별 노선의 현재 운행 여부와 시간표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출발 전 공식 예매처·터미널·운송사 안내를 확인하세요.